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 국가폭력 피해자 위한 ‘치유의 공동체’로 거듭난다11월 찾아가는 원마음 서비스 운영… 삼청교육 피해자 치유 필요성 재확인
[서울=한국산업안전뉴스] 이영진 기자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가 지난 11월 6일부터 12월 4일까지 매주 목요일 총 4회에 걸쳐 서울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삼청교육 피해자와 유가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원(遠-One)마음 서비스’를 운영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오랜 세월 사회적 편견 속에 고립돼 온 피해 생존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과 회복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삼청교육 피해 사건은 1980년 8월 4일 계엄 포고 제13호에 근거해 무려 6만 755명이 일제 검거되고, 이 가운데 약 4만 명이 군부대 내 ‘삼청교육대’에 수용돼 강제 순화교육·근로봉사·보호감호 등을 겪은 국가폭력 사건이다. 당시 수용 과정에서는 불법 구금, 구타, 가혹행위 등이 광범위하게 발생했으며, 피해자들은 퇴소 후에도 사회적 낙인과 차별, 트라우마 후유증에 시달려 왔다.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해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는 ▲트라우마와 스트레스 이해하기(아로마오일을 활용한 안정화 작업) ▲긍정 경험 강화하기 ▲삶의 불편함 다루기 ▲배움과 삶의 연결·연대 경험 심화 등 네 가지 주제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참가자들은 매 회기마다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회복을 돕는 다양한 심리·정서적 기법을 체험하며 서로를 지지하는 공동체적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오랜 시간 말하지 못했던 상처를 꺼내며 회복의 필요성을 체감했다고 밝혔다. 한 참가자는 “삼청교육대를 다녀온 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인정받지 못한 기분이었다. 특히 가족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해 너무 슬펐다”며 “이번 프로그램에서 내 탓만이 아니라는 것을, 가족도 힘들었을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서울에도 트라우마센터가 생긴다면 좋겠다. 우리가 겪은 일을 말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며 “프로그램을 통해 모처럼 위로받는 시간이었다. 따뜻하게 대해줘서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찾아가는 원마음 프로그램’은 오랫동안 침묵 속에 고립돼 왔던 삼청교육 피해자들에게 서로의 상처를 공유하고 지지하며 치유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는 앞으로도 해당 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해 삼청교육 피해자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국가폭력 피해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치유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센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안전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가폭력 트라우마 치유 공동체로서 역할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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